비평/서적

    『2』 - 노자키 연작의 그 종극

    『2』 워낙 극찬을 많이 들어온 작품이고, 나 또한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이다. 발매 소식부터 올해 마지막 작품으로 여기고 있었던 작품이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올해가 가기 전에 정발을 해줘서 무사히 올해 마지막 작품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희망사항으로 이 작품을 올해의 마지막, 그리고 올해의 최고의 작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룰 수 있었다. 이 작품은 2015년 마지막으로 감상한 작품이자, 올해 최고의 소설이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스포일러를 빼놓는 것은 몹시 힘든 일이다. 이 작품의 매력을 온전히 표현하는 데는 스포일러가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일단 글의 전반부는 스포일러를 빼놓은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고, 후반부에는 ..

    약캐 토모자키군 - 청춘 라이트 노벨의 새로운 대표작

    약캐 토모자키군(弱キャラ友崎くん) 현실에선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약한 인간이, 누군가와의 만남과 교류를 통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 이런 플롯을 흔히 '청춘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사실 독자들이 라이트 노벨에 기대하는 내용을 생각한다면, 청춘 소설은 라이트 노벨에 적합한 테마는 아니다. 필연적으로 이야기가 무거워지기 쉽고, 독자에게 '가르친다'라는 느낌을 주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청춘 라이트 노벨'들은 여러 가지 변화를 준다. 캐릭터를 일반적인 라이트 노벨의 느낌에 맞게 가볍게 가져가거나, 혹은 무거운 내용은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가벼운 터치로 성장을 그려낸다거나. 하지만 이런 변화는 '청춘 소설'이 가지는 고유한 맛을 빼앗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청춘이라는 테..

    사쿠라다 리셋 - 상냥한 이야기

    사쿠라다 리셋 (サクラダリセット) '상냥함'이라는 테마는 서브컬쳐에서 오랜 기간동안 사랑해온 테마이자 내가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테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감정이 흐른다. 기쁨, 슬픔, 원망, 분노, 사랑, 감사…. 그리고 이러한 감정을 기반으로 사람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발전시켜 나가는 법이다. 그 중에서도 이 관계를 무엇보다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이 상냥함이라고 생각한다. 오는 날 비를 맞는 사람이 있다면 우산을 씌워줍시다. 길 잃은 강아지가 있다면 같이 엄마를 찾아주고. 배고픈 고양이에게는 우유를 주고. 크리스마스에는 산타 차림으로 선물을 나눠주는 것도 좋을지도 몰라요. 아무튼 누군가와 같이 웃을 수 있는 일만 해나갑시다. 은 바로 이 상냥함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에서 그려..

    용왕이 하는 일! - 재미와 감동이 공존하는 성장 드라마

    용왕이 하는 일(りゅうおうのおしごと!) 세상에는 다양한 이야기의 형태가 있다.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감동을 추구하는 작품도 있다. 또는 교훈을 주거나, 사회 문제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들도 있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저마다 추구하는 바가 따로 있으며, 보통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이 중 한 가지에 매진하기 마련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도 있듯, 목표가 너무 많으면 이를 달성하기도 어려운 데다 최악의 경우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아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서브컬쳐에서는 이야기 형태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처음엔 잔잔하지만, 후반에 몰아쳐서 감동을 이끌어 내는 타입의 이야기. 혹은 '재미'에 올인하여 이야기의 큰 줄기보다는, 순간순간의 재미..

    생명이 진 후에 피어난 꽃 -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생명이 진 후에 피어난 꽃(命の後で咲いた花) 간만에 만나는 내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였다. 오래 전부터 좋은 평을 들어왔지만, 기회가 없어 읽지 못했던 이야기인데 오늘 킨들버전이 발매된 기념으로 읽게 되었다. 2013년에 발간된 소설인데, 5년에 가까운 시간을 넘어 킨들로 나와준 것에 몹시 감사하게 되는 하루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좋은 작품을 읽지 못했을테니까. 마음의 별 다섯개를 아낌 없이 내어줄 수 있는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다. 이 작품은 내게 있어 그야말로 더할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작품이었다. 오늘의 데이트 플랜을 가다듬은 것은 바로 그녀다. 수동적인 나는 언제나 그저 따라가기만 할 뿐인데 그녀는 언제나 즐거운 듯이 웃어준다. 일상의 틈에 흘러 넘친 작은 행복을 주워 모아서. 보석이라도 찾은..

    3일간의 행복 -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

    3일간의 행복 (三日間の幸福) 한때 국내 웹에 라는 제목을 가진 2ch 발 짧은 이야기가 번역되어 돌아다녔던 시기가 있었다. 정확하진 않지만, 내가 처음 그 글을 읽은 건 아마 2년 정도 된 것 같다. 읽는데 30분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글이었지만 작은 감동을 선사해주는, 그런 글이었다. 그 글을 루리웹의 유머 게시판에서 읽게 되었는데, 혼자서 웃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우연찮게 만나게 되어 감동을 받은 그 글이 작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작품이 문고화가 되고, 한국에도 정식 발매가 되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작은 반전이 이야기의 핵심적인 요소인 작품이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알고 있는 지금은 그때의 감동을 받을 수 없으리라고 섣불리 예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우연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