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서적

    반쪽 날개의 종이학과 허세부리는 니체 - 압도적 현장감

    반쪽 날개의 종이학과 허세부리는 니체 책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제목과 표지, 그리고 뒷면에 나오는 광고 문구를 꼽으시는 분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 외의 요소로 작가 이름이나 출판사 정도가 있겠다. 내가 이 책의 첫인상을 매력적이게 느끼고 구입하게 이르게 된 요소는 이 중 세 가지였다. 첫째 제목, 둘째 표지, 셋째 레이블이다. 일본의 미디어 웍스 문고와 비슷한 지향점을 놓고 있는 노블 엔진 팝은 내가 좋아하는 레이블 중 하나고 10명 중 9명 이상은 감탄할 것 같은 매력적인 표지. 그리고 쓸데없이 길지 않고 문장형도 아닌 간결하고 의미심장한 제목. 이 책의 첫인상은 10점 만점에 9점은 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처음 책을 펼치고 프롤로그를 다 읽었을 즈음 느꼈던..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 독특한 이세계물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Re:ゼロから始める異世界生活) 사실 이세계물을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사놓고도 정말 손이 안 갔던 책인데 로 어느 정도 편견을 좀 떨어뜨려놓고 보니까 정말 훌륭한 작품이었다. 선입견의 안 좋은 점을 또다시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 되었다. 물론 이런 선입견이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작품이라는 건 역시 봐야 아는 것이다. 사실 이세계물의 특징이라면 뭔가 특별한 능력을 안고 전이 혹은 환생하거나 현대인 천재론 같은 웃기지도 않는 짓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많다. 그런 특징들이 너무 싫어서 이세계물을 꺼렸던 것도 있고. 이 작품의 경우 주인공이 갖고 있는 것은 편의점 봉투와 컵라면, 스마트폰 정도뿐이다. 물론 스마트폰이 배터리 무한이라던가 인터넷 가능..

    공허의 상자와 제로의 마리아 - 광기와 순수의 종이 한 장 차이

    공허의 상자와 제로의 마리아 (空ろの箱と零のマリア) '광기와 순수는 종이 한 장 차이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이 작품에 대한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이 작품의 소재는 '사랑'이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을 갈구하며 살아간다. 그 속에서 사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그 사랑을 표현해낸다. 누군가는 관심을, 누군가는 희생을, 누군가는 등가교환을. 이 작품은 그 사랑의 광기와 순수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광기와 순수의 본질은 같다. 오로지 그 대상을 향한 무한한 추구가 광기와 순수의 본질이다. 둘은 같은 방향을 놓고 추구하는 방법만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광기와 순수는 종이 한 장 정도의 차이 밖에 없다. 그 어떤 광기도, 순수도 약간만 관점을 달리하는 것으로 역전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 작품은 그 ..

    내가 사랑한 모든 너에게 & 너를 사랑한 한 명의 나에게 - 둘이서 하나

    내가 사랑한 모든 너에게 & 너를 사랑한 한 명의 나에게 (僕が愛したすべての君へ & 君を愛したひとりの僕へ) 올해 읽은 책 중에서 단연코 톱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작품. 앞으로 2개월가량이나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 만한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정발을 기다리고 있는 책이었는데, 북워커 이벤트와 미아키 신간으로 인해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원서로 읽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걸 전혀 후회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좀 더 빨리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아닌 아쉬움만 남는다. 국내 출판사 여러분들, 정발이 꼭 필요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진정한 의미에서 '둘이서 하나'를 구현해내는 작품이다. '두 권'으로 구성된 라이트 노벨(뿐만 아니라 일반 서적 등도 포함해)은 꽤 많은 편이지만, 진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