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랑한 모든 너에게 & 너를 사랑한 한 명의 나에게 (僕が愛したすべての君へ & 君を愛したひとりの僕へ)
올해 읽은 책 중에서 단연코 톱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작품. 앞으로 2개월가량이나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 만한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정발을 기다리고 있는 책이었는데, 북워커 이벤트와 미아키 신간으로 인해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원서로 읽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걸 전혀 후회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좀 더 빨리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아닌 아쉬움만 남는다. 국내 출판사 여러분들, 정발이 꼭 필요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진정한 의미에서 '둘이서 하나'를 구현해내는 작품이다. '두 권'으로 구성된 라이트 노벨(뿐만 아니라 일반 서적 등도 포함해)은 꽤 많은 편이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둘이서 하나'를 구현해내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군다나, 읽는 순서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두 권으로 구성된 작품이지만, 시계열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읽는 순서는 굳이 상관없는 책이다. 오히려 읽는 순서에 따라서 받는 느낌이 크게 달라질 작품. 개인적으론 내가 사랑한~→너를 사랑한~ 순으로 읽었는데, 이쪽이 훨씬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어느 쪽이건 두 번째 권을 읽는 순간, 다시 첫 번째 권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게 되어 있는 구성이다. 이야기의 힘만이 아니라, 구성의 힘만으로도 이만큼의 감동을 전달하는 작품은 만나기 쉽지 않다.
서브컬처에서 자주 다뤄지는 소재 중 하나인 '평행세계'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평행세계를 독특한 시선으로 다룬다. 기존의 평행세계는 원하는 가능성을 손에 넣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실패를 반복하여 '성공'에 이르는 길을 다루는 작품들이 대다수였는데, 이 작품은 그 모든 것을 긍정하는 세계관을 보여준다. 제목에서 볼 수 있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 너에게' 역시 이런 평행세계에 대한 세계관을 잘 나타내주는 말이다. 또한 평행세계를 긍정했을 경우, 그 모든 평행세계의 '나'는 '나'와 같은 사람으로 볼 수 있는가? 평행세계의 연인을 나의 연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와 같은 문제에 관해서도 질문을 던져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기회를 마련해준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던 작품.
캐릭터의 경우 크게 세 명. 주인공인 코요미와 히로인인 동급생 카즈네, 소꿉친구인 시오리가 등장한다. 셋 다 매우 만족스러웠던 캐릭터지만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카즈네. 개인 기호상으로는 소꿉친구인 시오리쪽이 더 좋지만 이야기적으로 임팩트가 있었던 것은 역시 카즈네가 아닐까. 친구로서, 연인으로써, 어머니로서, 아내로써, 과학자로서의 면모를 모두 보여준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시오리의 이야기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 아닐까. 캐릭터는 좋았지만 이야기 내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적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점.
이야기 하나하나는 '완벽'하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두 개가 하나로 합쳐지면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내는 구성의 힘을 명확히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이런 타입의 이야기는 만나기 쉽지 않은 편인데, 정말 만족스럽고 행복했던 작품. 읽고 나서 보면 표지와 제목만으로도 뭉클해지는 그런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어떤 말을 더하더라도 이 감동을 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으니 다들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그 부인은 말이야, 자신이 지금 행복하다고 말했어.
그게 너무나도 기뻤어."
"전혀 모르는 사람 아니었어?"
"그렇기 때문이야, 카즈네."
"응?"
"전혀 모르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이, 난 이렇게나 기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어때 카즈네? 이렇게 멋진 일은 없지 않을까.
나는 내가 모르는 사람의 행복을 기뻐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매우 행복하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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